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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빼기

고수

무심한듯 툭툭 질라주는 미용실이 있었다.
화려한 언변도 없고
솔직하고
그리고 융통성이 없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멋스럽고 자연스럽게
머리에 착
손이 덜가는 스타일이 된다.

사람들은 다 비슷한걸까?

점점 예약하기가 어려워졌다.
사람이 없어도 예약하지 않으면 안받아줬다.

그래서 점점 더 가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느날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다른 미용실이 들어왔다.

옛정에 다시 들어간다.
엄청 반갑게 맞이해준다.
이야기를 조곤조곤 잘 들어준다.
머리도 잘 나온것 같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받는 가게가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왠지 모르게 엉성해져 갔다.


나는 상대의 기분 맞추는 일을 하지 못한다.
아니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되게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지쳐갔다.
요구사항은 한도 끝도 없이 늘어갔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윤택해지지도 않았다.
몸 나이는 들어갔다

질문을 하게되었다.
나는 잘하고 있는걸까?

최근에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시험에서 100점을 맞고 싶어하면서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었다는 것을.
어니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을 신경쓰느라
정작 시험에 나오는 부분에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고.
그래서 점점 지쳐갔던 거라고.

이제는 출제자의 의도를 늘 신경써야겠노라
출제자만 신경쓰지는 않겠지만
출제자도 신경쓰겠노라
자꾸 까먹겠지만
자꾸 기억해내서
한 몸이 되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