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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빼기

나이 듦과 주체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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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서 자기 의지대로 무엇을 해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
계속 주체성을 확대해가는 삶을 살아가다가

그 주체권을 빼앗기면 엄청난 상실감을 느낄 것 같다.

사춘기는 어찌 보면 주체성의 이동 과정 가운데 오는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다.

아들 TV의 김민준 소장은 부모로부터 '경영권 승계'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저렇게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다가

나이가 들면 몸이 허락하는 한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타협점을 찾아 간다.
그러나 질병으로 인해 더 이상 기초적인 일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면
그때는 주체성이라는 의미가 정말 제한된다.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을 상실감일 것이다.

결코 이해하는 척 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미 자신의 세계안에서 키우다 독립한 자식의 세계에 맞추어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

 

나이 든 부모를 이해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내가 아직 그 나이를 겪어보지 못했고 경험해보지 못해서 더 어렵다.

 

이해를 넘어 존경과 사람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는 의무감과 도리 앞에서

현실의 나는 처참해질 뿐이다.

사소한 일상에서도 매일 다양한 생각들과 씨름하는 나를 마주해야 한다.

 

겨우 이정도였나 싶지만 그런 나도 나이다.

부모의 주체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나의 주체성도 유지하기 위한 줄다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그 줄을 놓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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