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목표를 잡지 않는 아들을 보며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가 다시 한번 그 삶을 산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인생 2회 차로 현재의 기억도 가진 채 시뮬레이션해본다는 점이 다르다.
아이에게 해줄 말을 미리 준비해 둔다.
불쑥 질문이 들어올 때 무심한 듯 툭 준비해 둔 말을 던져주면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그러면서 계속 곱씹는다.
왜?
나는 왜 공부를 했을까?
학생이었으니까.
엄마는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도 그리고 매우 잘했는데도 형편이 안 돼서 포기했는데 나는 어려워도 부모님이 지원해주고 있으니까
공부를 잘하면 적어도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덜 받으니까 또 지금 내 형편이나 처지에 비해 더 대우를 해주니까
공부를 잘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남보다 우위에서 출발할 수 있으니까
실력이 있으면 돈을 더 많이 버니까
결론적으로 공부와 돈을 버는 실력과는 비례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노력에 비해 좋은 성적을 받았다.
더 높은 목표를 달성했어야 했다.
한동안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많이 물려받은 아이들의 풍요로움과 그들이 기회를 기다렸다 잡을 수 여유로 인해 벌어지는 격차들
공부는 잘했으나 계속해서 바보 같은 선택을 내리느누사람들
뭔가 그동안 권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무너져갔다.
그래서 아이에게 공부 공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부가 인생의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었나 보다.
그럼 공부가 아닌 다른 기회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여력도 되지 않았다.
왜?
공부를 하는가?
공부는 누구나 즐겁게만 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공부만 그럴까?
축구는 재밌어도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기 위한 훈련은 어렵다. 게임도.
그 조그마한 실낱같은 즐거움에 기대어 나머지를 견디는 것이다.
그래 견디어 내는 훈련.
그것이 학업에서는 성적이라는 결과물로 보이는 것이겠지.
열심히만 한다고 될까?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제대로 된 원리를 알아야 한다.
시험을 보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이해를 바탕으로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연습을 견디어 내야 한다. 끈기 있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결과를 내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
이렇게 노력하는 연습
노력하여 쟁취한 경험
이것을 바탕으로 2030 인생 실전을 뛰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실전은 30대인 것 같다.
물론 자산도 있고 영민해서 빨리 습득하는 편인데 그걸 열심히 연습해서 내 것으로 체화하고 발전시켜 나갈 줄 아는 끈기까지 있는 사람을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좇아가기는 쉽지 않다. 따라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잡아야 하나?
성공이 하나로 정의 되던가?
하지만 적어도 지켜내고 싶은 것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약함으로 지키지 못하는 건 너무 비참하다.
그렇게 독립하기 위해 우리는 훈련한다.
생각하는 힘을
찾아내는 힘을
분석하는 힘을
그래서 행간의 의미를 파악해 내는 힘을
그게 공부다.
나는 지금도 배운다.
오만함을 깨닫고 떨어내고
또 그새 묻은 자만함을 깨닫고 다시 낮아지고
계속해서 나를 알아간다.
내 스스로 채운 족쇄도 알아보고 허물고
계속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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