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 썸네일형 리스트형 완벽주의에 대하여 내게는 좋은 엄마 콤플렉스가 있었다. 엄마라는 이름의 '최고의'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었던 나는 엄마 박사를 꿈꾸며 양육과 자녀교육에 관련된 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조금이라도 삶 속에 적용해 보며 몸부림쳤다. 깨끗하고 깔끔한 집안 상태를 유지하려고 없는 에너지까지 다 끌어다 쓴 후 바닥과 하나가 되기도 했다. 자녀 양육이란 이름 앞에서 눈에 보이지 않고 형체도 없지만 나 스스로 만들어낸 불안과 두려움,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는 교만함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내 뾰족함은 지극히 작은 문제 앞에서도 비수가 되어 자녀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찔러댔고,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 밑바닥의 모습을 맞닥뜨리는 순간은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처참하고 절망적이던지... 아침에 지인이 보내주는 한 .. 더보기 부고 지인 부모님 부고 소식이 들렸다. 부모님을 떠나보낸 다는 건 뭘까. 생명원 근원. 나의 원천의 대상이 조금씩 사그라들어 소멸되는 것과정을 몸소 거치는 것은 괴롭고당황스럽고경건하며쇠잔하다. 생명의 당면한 순리이고나 또한 열려있는 대상인데제3자인냥 남아있는 날을 계획하고괴리감에 괴롭다가남은 가족과 토닥이다바쁜 일상에 닞고 지내다가갑작스레 덮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반복하며 점차 일상으로 돌아온다. 남은 이들과 더 사랑하기를 다짐하면서. 더보기 아버지라는 언덕 아버지라는 호칭은 존경. 예의가 담긴 단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는 나의 아빠를 거리 두게 만드는 단어다. 그래서 아주 잠깐 아버지 어머니라 불러보고다시 엄마아빠로 돌아갔다. 아빠는 어렸을 적 기자를 업으로 하셨다. 그래서 아빠가 기록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꼭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예술 쪽에 더 관심이 있으셨던 것 같다. 집에 남아있던 글씨. 그림. 그리고 친구라 부르던 그분들이지역의 문예가 셨었다. 이름은 많이 날리지 못했지만. 아빠는 마지막에 다시 암 진단을 받으셨다. 그해 봄 끄적인 일기장에가족에게 늘 든든란 바위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하셨다. 손주들에게 든든한 할아버지로 남고 싶어 하셨다. 십 대 시절 아빠는 사업을 시작하셨다. 돈 이야기는 입 밖으로 꺼내시지 않.. 더보기 낯설다는 것 낯설다는 것은 두려움이다. 예측되지 읺고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야도 좁아진다. 낯설다는 것은 춥다. 온기보다 쌀쌀함이다. 그래서 경직되고 굳는다. 낯설다는 것은 그리움이다. 익숙했던 것들에 대한 그리움온기. 냄새. 미소. 더보기 먼 후일 먼 후일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지하철을 안전문에 시 가 있다. 지하철을 보내고 멍하니 의자에 앉아 글귀를 읽다가 갑자기 짜증이 났다. 명화 명작을 만났을 때 내가 만나는 감정은 짜증이었던 것 같다. 왜일까? 명쾌하게 끝맺고 싶은데 자꾸 떠오르고 자꾸 이리저리 굴려보게 되고 또 그 미묘하고 애매한 감정이 느껴지면 짜증이 나는 것이다. 내 것도 아닌 이미 떠난 사람을 못 끊어내고 혼자 끙끙되는 시 속의 누군가의 상황이 화가 나는 것이다. 뭔가 세월 앞에 부질없는 감정 같으면서도 당장 이 감정이 나를 지배하는 것에서 헤.. 더보기 칭찬 칭찬을 많이 받고 자라지 못했다. 다복한 집에서 자라나중간에 끼인 나에게까지 고른 관심이 내려오는데 한계가 있었나 보다. 그래서 고3이 좋았다. 좀 더 내게 관심을 주어서그렇다고 여전히 충분한 여력은 없었다는 점이적절한 양의 관심을 주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른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모든 칭찬이 약이되지는 않는다. 제대로 칭찬하는 방법 등에 대한 책. 동영상을 보며그때마다 다양한 다짐을 한다. 그런데 자연스레 몸에 베이지 않아서 그런지의식적으로 노력해야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진심어린 칭찬인지그냥 하는 칭찬인지 귀신 같이 구별한다. 칭찬하기는 쉽지 않은데받는 사람은 엄청난 판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알면서도 어떤 칭찬은 순간 기분이 누그러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더보기 장터 고향 동네는 아직도 3일 5일 장이 열린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가 들어설 때 다 망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건 그것대로 이건 이것대로 잘 된다. 아마도 인구 구성비에서 오는 현상이지 않을지 나이드신 분들은 그들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니까 개인적으로 시장은 잘 가지 않았다 엄마 따라서 얻어 먹는 재미도 있었을 법 한데 엄마도 평생사시던 동네인데 시장은 어려워하셨다. 물건을 볼 줄도 모르고 무뚝뚝한 장사하시는 분들도 한꾸러미 이고 지고 다니시는 할머니들의 무심한 툭 부딪힘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다. 가격 흥정도 안돼고 또 필요한 것보다 너무 많다. 오랜만에 고향집에 가서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나왔다. 아는 사람을 만났다고 멈추지 않고 장을 보며 지나가며 인사를 한다. 멀어지면 멀어지는대로 스치듯 무.. 더보기 공부를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목표를 잡지 않는 아들을 보며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가 다시 한번 그 삶을 산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인생 2회 차로 현재의 기억도 가진 채 시뮬레이션해본다는 점이 다르다. 아이에게 해줄 말을 미리 준비해 둔다. 불쑥 질문이 들어올 때 무심한 듯 툭 준비해 둔 말을 던져주면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그러면서 계속 곱씹는다. 왜? 나는 왜 공부를 했을까? 학생이었으니까. 엄마는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도 그리고 매우 잘했는데도 형편이 안 돼서 포기했는데 나는 어려워도 부모님이 지원해주고 있으니까 공부를 잘하면 적어도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덜 받으니까 또 지금 내 형편이나 처지에 비해 더 대우를 해주니까 공부를 잘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남보다 우위에서 출발할 수 있으니까 실력이 있으..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